• 일본공간 소개
  • 일본공간을 펴내며

일본공간을 통해 일본을 본다.

본 연구소는 2007년 5월 30일부터 연 2회 『일본공간』을 출간하고 있다. 『일본공간』은 수준 높은 일본학 관련의 연구들을 연구자들에게 소개할 뿐만 아니라, 일본이 안고 있는 여러 현안 문제와 한일 양국 간의 현안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다루면서 일본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공간』은 일본학 연구자들은 물론 일본에 관심이 있는 대중들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만들고 있다.

『일본공간』을 통해 본 일본의 모습은 다양하다. 『일본공간』이란 프리즘을 통해 일본의 다양한 모습을 조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좌담회”에서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문제들을 바라본다.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그리고 “위안부문제의 현주소”까지 현재의 일본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내용으로 꾸며지는 이 좌담회는 『일본공간』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외 일본학 연구자들이 내놓는 다양한 논문들은 일본연구의 보고이다. 특히 “연구논문” 코너에서는 국내외의 저명한 일본학 연구자들의 최신 논문들을 소개하고 있어 일본학 전공자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우수한 연구논문들이 『일본공간』에 지속적으로 투고되면서, 2015 년 6월에 등재후보지에, 2017년 8월에는 등재지로 선정 되었다. 또한 2020년 11월에는 학술지 재인증 평가를 높은 점수로 통과하면서 2026년까지 등재지를 유지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일본현지보고”와 “한줄 서평”, 그리고 “일본연표” 코너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현지보고”는 일본에 파견된 기자들의 날카롭고 재치 있는 글들을 통해 일본의 현지 모습을 선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한줄 서평” 코너에서는 6개월 단위로 일본에서 간행된 100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일본의 다양한 연구 경향을 한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일본학 관련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일본연표” 코너에서는 6개월 단위로 일본의 주요 사건 및 정계 활동을 정리해 싣고 있어 이를 통해 일본의 현황을 포괄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일본공간』은 일본에 관한 전문적 연구에서부터 대중들의 관심 분야까지 다양한 내용을 망라하여 독자들의 목마름을 채우는 본격적인 대중 학술지 로 거듭나고 있다. 『일본공간』 은 앞으로도 연구자들에게는 일본학에 대한 학문적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학문의 공간'으로서, 대중들에게는 일본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서 더욱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아갈 것이다.

해방 후 상당 기간 우리 사회는 의식·무의식 중에 일본을 학문적 연구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해방 후 오랫동안 혹독한 민족성말살정책을 체험한 세대가 가해자인 일본의 역사와 사회를 이성과 객관을 요구하는 연구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의 심정적 여유를 가질 수 없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연구의 대상이기보다는 오히려 잊어버리고 싶은 존재였는지 모른다. 또한 식민지 시대 생활 속에서 체험으로 얻은 상식적인 지식은 마치 일본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고, 따라서 일본은 학문적 연구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건국 후 상당기간 지속된 정부의 강력한 반일정책 또한 학문적 대상으로서의 일본을 존재할 수 없게 만들었다.

1965년 새로 시작된 한·일 두 나라의 관계정상화를 계기로 일본은 다시 우리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국교정상화 후 한일 두 나라 사이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일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한국 사회와 학계에서는 과연 우리가 일본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하는 문제의식이 싹텄다. 학문의 대상으로서 일본 연구가 필요하다는 각성과 함께 연구자도 늘어났다. 그러나 연구의식을 지배하는 틀은 피해자 한국, 가해자 일본이라는 ‘특수한’ 도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해방 후 세대와 7, 80년대의 경이적인 산업화와 경제발전 속에서 성장한 세대가 학계에 진출하면서 일본 연구도 ‘특수한’ 도식에서 보다 자유로워졌다. 즉 지난날의 어두웠던 역사를 잊을 수는 없지만 과거에 대한 집착과 감정적 접근에서 벗어나 이성과 객관을 바탕으로 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오늘 한국에서 일본 연구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 영역이 다양해졌으며 인적자원도 풍부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그 연구는 아카데미 영역에 한정되어 있을 뿐, 각 분야에 종사하면서 일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문인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중을 상대로 한 일본 전문 잡지가 전문한 오늘의 문화계가 이를 설명해주고 있다.

학계가 지금까지 이룬 축적 위에서 시작하는 『일본공간』은 이러한 현실적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일본 연구의 지평을 넓혀가기 위함이다. 한편으로는 수준 높은 학문적 연구를 지속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에 대한 일반사회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품격 높은 전문지로 성장할 것을 그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전문지식인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일본 연구의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보다 성숙한 한일관계를 만들어가는 길잡이가 될 것을 다짐한다.

뜻을 같이하는 많은 사람의 참여와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의 비판과 성원을 기대한다.

한상일(편집인)

※ 일본공간 창간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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