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은 기본적으로는 우호협력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으나, 독도 문제와 역사인식 문제 등 과거사 청산 문제가 현재까지 한일 간의 현안이 되고 있다. 본 연구소는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파워한일 과거사 갈등의 기운을 잉태한 한일 국교정상화 교섭, 한일회담의 핵심의제에 초점을 맞추어 한일관계 65년 체제 50년의 궤적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고찰하는 ‘체한일국교정상화 연구’(2014.04 ~ 2014.10)를 수행하였다.
기존 연구는 핵심 의제의 교섭 내용, 그것을 추진한 한일 양국 정부 내의 정치과정, 그리고 회담에 관여한 미국의 움직임 등을 중심으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핵심 자료인 한일회담 관련 외교문서가 2000년대 중후반부터 공개된 점, 그 자료가 방대하기 때문에 핵심 의제와 관련된 교섭 내용조차 충분히 실증적으로 분석되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한일회담에 작용한 국제정치적 역학의 측면에 대해서도 일부 미국의 관여에 관한 연구들이 있을 뿐, 동아시아를 둘러싼 국제정치의 문맥에서 한일회담을 보다 다양한 시각과 각도에서 고찰한 연구는 사실상 매우 드물다. 또한 과거 식민지와 종주국 관계가 있었던 국가 간의 과거사 처리 과정이나 일본의 한국 이외의 국가들 간의 전후 처리 과정을 한일회담과 비교·분석한 연구 역시 거의 없다.
이러한 선행 연구 검토를 바탕으로 파워 한일회담 주요 의제에 관한 실증 연구와 한일국교정상화 교섭의 국제정치적 분석 및 국제비교 연구를 본 연구의 목표로 삼았다.
관련 자료의 수집 및 정리는 기본적으로 각 연구원들이 담당주제별로 수행하고, 중간 점검은 전 연구진이 상호 협의해서 추진하였으며, 자료집으로 편집할 대상 외교문서를 선정하는 기준을 전 연구원이 합의하여 신중을 기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진 내부의 충분한 검토와 함께 한국현대사, 한일관계, 국제정치·외교사 분야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였고, 다양한 시각과 문제관심을 가진 연구진 구성을 통해 학문적 소통 및 이념적 소통을 지향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 과정을 통해 연구 성과물로써『한일국교정상화 연구』(2016)라는 연구서를 출간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한일회담의 각각의 의제가 갖는 현재적 의미를 분석하고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의 성과와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재조명하여 향후 한일관계의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 그리고 북일관계 정상화 교섭에 대한 예측과 이로 인해 파생될 문제점에 대한 우리의 대응책 수립을 위한 시사점을 제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